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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빙떡과 메밀전병

사베짱이 이야기

by youngmanee 2011. 4. 1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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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있으면서 가장 신기 했던 부분 중 하나는 빙떡이었다. 강원도 음식중 가장 좋아했던 음식이던 메밀전병과 아주 유사한 형태의 음식이 제주도에도 있지 않이한가...그것도, 제주도에만 있는 전통음식으로 말이다. 신기하고 또 신기할 따름이다.



우선 빙떡은 메밀가루를 묽게 반죽해서 팬에 부치고 채 썰어 데쳐낸 무를 양념해 소로 넣고 길죽하게 말아서 만드는 제주도의 향토떡이다. 제주도에서 관혼상제에 빠지지 않았던 음식이다. 빙빙 돌려 만들었다고 해서 빙떡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멍석처럼 만다고 해서 멍석떡이라고도 하며 쟁기떡, 전기떡이라고도 불리고 강원도의 메밀전병(메밀총떡)과 비슷하다. 빙떡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메밀가루에 물을 부어 묽게 반죽한 뒤 팬에 기름을 두르고 전을 부친다. 옛날 제주도에서는 부치는데 돼지기름을 썼다고 전해진다. 무를 채 썰어 데쳐낸 뒤 소금, 참기름, 깨소금으로 양념한 무나물을 전 안에 소로 넣고 말아서 만들면 완성된다. 무나물 소 대신 붉은팥 앙금에 설탕을 넣은 팥소를 만들어 넣기도 한다.
[출처] 빙떡 | 네이버 백과사전

 

 

 

 

 


메밀전병은 메밀가루를 묽게 반죽해서 무, 배추, 고기, 오징어 등을 소로 넣고 말아 익히는 지지는 떡으로 강원도의 별미떡으로 메밀총떡의 다른 이름으로 질 좋은 메밀이 생산되는 강원도 지방의 별미떡이다. 메밀가루를 묽게 반죽해서 얇게 지져서 소를 넣고 말아 익히는 것으로 지지는 떡(유전병)에 속한다. 제주도의 빙떡도 소의 차이는 있으나 같은 방법으로 만드는 떡이고 떡이라기 보다는 부침개에 가깝다. 속에 넣는 재료는 각 지역에 따라 다른데 채 썰어 삶은 무를 넣는 것은 제주도의 빙떡이고, 무 뿐만 아니라 통배추 김치와 돼지고기, 오징어와 같은 재료를 양념해 넣는 것은 강원도의 메밀전병이다.
 [출처] 메밀전병 | 네이버 백과사전

 

 


메밀은 우리민족에게 무척이나 친근한 먹을거리라고 하는데, 강원도에서 제주도까지. 언제 한반도에 전래되었을까.

메밀의 원산지는 동아시아 온대 북부의 바이칼호, 만주 아무르 강변이라고 한다. 일부는 옛 고구려 지역이다. 따라서 고구려 사람들은 예전부터 메밀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중국에서는 일찍이 한나라 시대의 분묘에 메밀의 흔적이 발견되었다. 하지만 역사가들의 추적에 따르면 중국에서 북쪽지역으로부터 받아들인 메밀을 본격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한 것이 당나라 시대, 즉 7세기 무렵이었다고 한다. 그 후 인도에는 8세기, 유럽에는 13세기 이후에 전파되었다. 일본은 한반도를 통해 전래되어 전 세계 메밀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전파 경호와 달리 민간에는 다양한 속설들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중하나는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나라의 시황제(B.C 259~210)와 관련된 것이다. 이 이야기에 따르면 진시황제는 만리장성을 쌓을 때 만 한반도 인을 데려다 썼는데, 노임을 주기 아까워서 메밀을 줬다는 것이다. 중국 사람들이 메밀을 먹으면 얼굴이 붓고 힘이 빠지는데, 한반도인들이 이것을 먹으면 감히 중국을 넘볼 힘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였다. 하지만 한반도인들은 살만 잘 찌고 혈색도 좋아져서 이유를 알아 봤더니 메밀을 소화효소가 많은 무와 함께 섭취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일본에 전파되었다고 하는데, 요즘 우리가 일식집에서 먹는 모리소바(대나무 체에 받쳐서 간장국물에 찍어먹는 메밀국수)에도 무를 갈아서 넣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고려시대 몽고인들이 메밀을 전했다는 이야기도 남아 있다. 삼별초의 마지막 항전지인 제주도에 메밀 씨앗을 전해준 몽고인들은 내심 소화가 잘 안 되는 메밀로 골탕을 먹일 작정이었단다. 하지만 제주 사람들은 현명하게도 메밀과 무를 짝짜꿍시켜 빙떡이라는 특별음식을 만들었다. 이것이 나중에 강원도에 전해지면서 총처럼 생겼다고 하여 메밀총떡이라고 불리우기도 하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메밀전병이 되었다는 이야기 이다.
김경훈(2006),뜻밖의 음식사,오늘의 책, pp129-130 참고



음식속에는 그 시절 삶과 문화가 있고, 그 시절을 따라가 보면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들의 삶과 문화를 따라가 보면 그들과 함께 걸어간 큰 줄기의 역사가 있다. 우리의 역사는 저 멀리서 바라보았을때 큰 줄기로 보일뿐, 지금도 우리밑에서 흐르고 있다. 지금 내가 먹고 있는 음식과 함께 말이다. ㅎ
언제나 얽히고 섥혀 있는 이러한 단서들을 찾고, 고리들을 풀어가는 것들이 너무나 재미있다. 메밀음식은 우리나라에서 어디서 부터 시작되었을까. 메밀로 이어진 강원도와 제주도, 그리고, 중국과 일본, 당, 몽고.
우현히 음식책을 읽다 찾은 이 이야기 속에서 메밀에 대한 조상들의 숨은 지혜도 찾고, 즐거운 역사도 찾고, 꽁기꽁기 궁금해 하던 제주도 미스테리 한가지 실타래 하나를 찾았다. 이제 하나하나 풀어가기 시작해야 겠다. 평생 풀수 있을런지, 못풀런지 아무도 모르겠지만, 그래서 더욱 즐겁고 흥미롭다. 
언제나 역사와 문화는 재미있다. 그리고 다시금 느끼는 한가지. 제주도는 신비하면서도 탐다는 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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